국민연금 예상금액은
사실 예전부터 볼 수 있었다.
방법도 알고 있었고,
주변에서 한 번쯤은 다들 봤다고도 했다.
그런데 나는 계속 미뤘다.
바빠서라기보다는,
보고 나면 더 이상 모른 척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였던 것 같다.
그날도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.
퇴근하고 저녁을 먹고,
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
문득 생각이 났다.
“이제는 한 번 봐야 하지 않나.”
국민연금 사이트에 들어가
인증을 하고,
조회 버튼 앞에서 잠깐 멈췄다.
별것 아닌 화면인데
손이 쉽게 눌리지 않았다.
숫자가 떴다.
현 가치 기준으로
한 달에 약 112만 원 정도였다.
외벌이로
아내와 둘이 노후를 보낸다고 생각해보니
이 금액이 넉넉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.
관리비, 병원비,
적어도 최소한의 생활을 떠올려보면
200은 필요할 것 같았고,
솔직히 말하면
300 정도는 있어야 마음이 조금 놓일 것 같았다.
그렇게 생각하니
이 숫자 하나에 후반전을 맡기기에는
부족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.
실망했다기보다는
오히려 담담해졌다.
“아, 이건 전부가 아니구나.”
“보조 역할 정도겠구나.”
그렇게 생각하니
이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
조금은 정리가 됐다.
바로 엑셀을 켜지는 않았다.
계산을 이어가고 싶지도 않았다.
그날은 그냥
숫자를 한 번 더 보고,
화면을 닫았다.
예전 같았으면
“아직 멀었지” 하고 넘겼을 텐데,
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.
이제는
이 숫자를 기준으로
다른 선택들을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국민연금이 많다, 적다를
단정하고 싶지는 않다.
다만 분명한 건,
이 금액만으로는
안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었다.
아직 답은 없다.
아직 계산도 끝나지 않았다.
그래도
처음으로 숫자를 마주했다는 것만으로
후반전은
조금 더 현실이 됐다.
오늘은 여기까지다.